요즘 Y1은 맹연습 중이다.
밴드 동아리에서 전자 기타를 담당한다고 한다. 나날이 늘어가는 실력에 본인 스스로가 감탄한다. 학교에 기타 치러 가는 걸까? 궁금하다.
학업:동아리 활동=50:50일까? 10:90?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는 1:99일지도 모르겠다. 지금 하고 있는 생각들을 분류하고 점유율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.
저번 주는 동호회 창립 기념일이라고, 졸업한 선배들과 회식을 하고, 다음 주는 발표회가 있어서, 매일 단체로 연습한다고 한다.
그래 졸업한 지 20년이 넘어가는 나에게 물어본다. 90년대도 그랬나?
그러고 보니 그 때의 나의 대학 생활 일과는 더욱 다양한 활동을 철인적으로 하고 있었다.
1. 아침에 과실에서 일어나 신동엽 시비 옆 벤치에서 신관으로 올라오는 동기들 후배들과 인사한다.
- 기억나지 않는 어제 술자리의 파편들을 물어본다. 그럼 꼭 조선왕조실록의 사관처럼 어제 있었던 일들을 시간의 순서와 주제 별로 정확히 확인해주는 친구가 있다.
2. 점심을 먹고 당구를 친다.
-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. 멀티에 능하다.
3. 오후 강의를 들어간다.
-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, 강의실에 도착해서 휴강공고를 듣는 경우가 꽤 있었다. 럭키비키!
- 대리 출석도 종종 해주었는데, Y1의 말로는 요즘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.
4. 학생회 선배들이 집회 일정과 참석 여부를 확인한다.
5. 동아리 또는 과 동기들, 선배들과 술자리를 한다.
- 딱히 특별한 주제는 없다.
- 반드시 노래방에 간다.
6. 시간이 늦은 관계로, 학교 주변의 자취하는 동기의 방에서 자거나, 과실에서 자는 경우가 있다.
7. 주말이다.
-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.
8. 월요일이다.
- 주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쓴다.
9. 방학이다.
- MT 및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세운다.
10. 2학년 1학기
- 이제 군대 갈 시간이다. 입영 통지서가 온다.
11. 2학년 2학기 군대에 간다.
- 1994년 그때 당시에 군 생활은 26개월이었다.
- 김일성이 죽었다. 입대와 동시에 데프콘이다.
12. 입대 후, 6개월 후 일병 휴가를 나온다.
- 첫 휴가다. 깃털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왔다. 그러나 반드시 복귀 해야 한다.
13. 26개월 후 제대한다.
-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.
14. 복학하기 전 아르바이트를 한다.
- 6개월 정도 하고, 2학기 정도의 등록금을 번다.
15. 복학하니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다.
- 도서관에 자주 간다.
16. 3학년 2학기
- 이제부턴 취업 준비에 관심을 갖는다.
17. 4학년 1학기
- 대학원, 공무원 시험, 고시 준비, 일반 취업 하겠다는 친구들로 갈린다.
18. 4학년 2학기
- 입사 시험을 보러 다니고, 추천장을 들고 면접을 보러 간다.
19. 졸업
- 신기하게 거의 취업은 한다.
- 시간의 문제이긴 한데, 공무원 시험도 거의 다 붙는다.
그때와 지금의 대학 생활의 차이점은, 개별적으로 집회라는 과외의 활동이 많은 생각 거리를 주었고, 아직은 휴대폰이 없었던 관계로 약간은 더 책을 볼 수 있었던 것 같고, 단, 동아리 활동에 진심인 친구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던 같다.
Y1, 너의 찬란한 동아리 활동을 늘 응원한다.